본문 바로가기

일상 속 유용한 팁

아무것도 연결 안 된 휴대폰, 새벽마다 울리는 소름 끼치는 알림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올린 자취방 무선 이어폰 괴담에 이어, 그 뒤로 저에게 일어났던 훨씬 더 기괴하고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진짜 공포는 그 정체 모를 녹음 파일을 발견하고 확인한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소름 끼치는 새벽 사건이 있은 이후로, 저는 평소 출퇴근길의 필수품이자 삶의 낙이었던 무선 이어폰을 아예 쓰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던 지하철 퇴근길에서도, 집에서 불을 모두 끄고 잠들기 직전의 고요한 시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저 이어폰을 케이스에서 꺼내 귀에 가까이 가져가기만 해도, 그날 새벽 제 귓가를 서늘하게 후벼 팠던 그 기괴한 여자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생생하게 다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제 들리네."

귓가에 달라붙듯 낮고 차분하면서도 선명했던 그 목소리는 며칠이 지나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되었고,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극심한 신경쇠약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애써 "요즘 업무가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정신적으로 헛것을 들은 거다", "단순한 이명이나 기계 오작동일 뿐이다"라며 스스로를 달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래야만 그 좁은 자취방에서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진짜 이상하고 기괴한 현상은 제 현실 부정과 비웃기라도 하듯 그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가끔 집에서 혼자 노트북을 하거나 TV를 보고 있으면, 침대 위 테이블에 가만히 올려둔 제 휴대폰 화면에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환하게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고는 상단바에 아주 익숙한 안내 문구가 툭 하고 떠올랐습니다.

[ 블루투스 이어폰이 연결되었습니다. ]

분명히 제 무선 이어폰은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얌전히 들어가 있었고, 충전 선이 꽂힌 채 닫혀 있었습니다. 제 손끝 하나 닿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아무것도 연결하지 않은 대기 상태인데도 휴대폰은 마치 누군가 내 이어폰을 꺼내어 귀에 꽂고, 내 폰과의 페어링을 강제로 시도한 것처럼 제멋대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더욱 소름이 돋았던 것은, 그 의문의 알림이 뜨는 시간이 언제나 정확히, 그 첫날과 소름 끼치도록 일치하는 '새벽 2시'라는 점이었습니다.

매일 밤 반복되는 기이한 현상 때문에 온몸의 진이 다 빠져나가고 잠을 이루지 못하던 어느 날 새벽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방 안의 정적을 깨고 시계 바늘이 정확히 새벽 2시를 가리키자마자, 테이블 위의 휴대폰 화면이 번쩍이며 블루투스 연결 알림을 띄웠습니다.

순간 방 안의 모든 공기가 서서히 얼어붙는 듯한 기묘한 압박감이 전신을 감쌌고, 저는 무언가에 홀린 듯한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덮고 있던 이불을 찬찬히 걷어차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시선이 자연스럽게 향한 곳은, 침대 맞은편 어둠 속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화장대 거울이었습니다.

어스름한 달빛이 새어 들어오는 어두컴컴한 거울을 마주한 그 순간, 제 심장은 그대로 멎어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거울 속에는 저 혼자만이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등 뒤 공간의 어둠 속에, 정체 모를 무언가가 형체를 드러내며 선명하게 비치고 있었습니다. 길고 거친 검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한 여자가 고개를 힘없이 푹 숙인 채, 제 바로 등 뒤에 숨소리가 닿을 만큼 바짝 붙어서 서 있었습니다. 잘못 본 것이 아니었습니다. 잠결에 본 환각도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거울의 유리창 너머로 저를 응시하고 있는 살아있는 형체였습니다.

"으아악!"

저는 본능적인 공포에 비명을 지르며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뒤를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 달리 눈앞의 자취방 공간에는 아무도 없었고, 오직 차가운 벽지와 텅 빈 공기만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덜덜 떨리는 몸을 겨우 추스르며 다시 조심스럽게 화장대 거울을 바라보았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거울 속에도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평범한 방 안의 모습이었습니다.

내가 공포감에 질려 완전히 미쳐버린 걸까 싶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침대 위에 주저앉았는데, 바로 그 순간 바닥에 떨어져 있던 휴대폰 화면이 다시 한번 환하게 켜졌습니다.

화면에 찍힌 시계는 정확히 '새벽 2시 00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 켜진 액정 밑에는, 평소에는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낯선 형태의 알림 문자가 하나 와 있었습니다.

[ 음성 메시지 1개가 수신되었습니다. ]

발신인의 전화번호나 이름은 전혀 적혀있지 않았고, 오직 메시지가 도착한 시간인 ‘02:00’이라는 숫자만이 화면에 차갑게 박혀 있었습니다.

저는 손끝이 벌벌 떨리는 극한의 공포를 느끼며, 홀린 듯이 화면의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스피커 너머로 잠시 동안 지직거리는 기분 나쁜 기계 잡음과 함께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제 좁은 자취방 안을 가득 채우며, 아주 낮고 소름 끼치도록 기괴하게 읊조리는 그 여자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이번엔 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