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속 유용한 팁

새벽 2시 13분, 원룸 벽 안에서 들려온 정체 모를 목소리


안녕하세요. 오늘은 혼자 사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법한, 하지만 절대로 실제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자취방 벽 속의 기괴한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 낡은 원룸으로 이사를 오고 혼자 살기 시작한 이후부터, 언제부턴가 이상하고 기묘한 버릇이 하나 생겼습니다. 밤에 잠들기 직전, 침대에 누워 있다가 슬그머니 일어나 방 한구석의 콘크리트 벽면에 가만히 귀를 대보는 버릇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옆집 사람들의 사생활이나 말소리를 훔쳐 들으려는 음흉한 의도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저… 언제부턴가 밤마다 누군가 제 방 벽 안쪽에서 딱딱하고 날카로운 무언가로 벽면을 거칠게 긁어대는 듯한 정체 모를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건물이 오래되어서 배관이 울리는 소리이거나, 벽 사이에 쥐 같은 갉아먹는 동물이 들어와서 내는 소리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워낙 원룸 건물이 노후화되었다 보니 그럴 수 있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애를 썼죠.

그런데 정말 이상하고 소름 돋는 점은, 그 기괴한 소리가 들려오는 시간이 언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새벽 2시 13분'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드르륵… 드르륵…"

처음에는 그저 몇 초 동안 아주 짧게 긁는 소리가 나고 멈추더니, 며칠이 지나자 소리는 점점 더 길고 거칠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드르르르륵… 긁어내리는 소리…"

마치 얇은 벽 바로 벽판 너머에 누군가 살아있는 사람이 갇혀서 필사적으로 탈출하려고 벽을 파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선명해졌습니다.

그날도 야근을 마치고 녹초가 되어 돌아와 침대에 지친 몸을 눕혔을 때였습니다. 유독 피곤한 밤이었지만 불길한 예감에 무심코 휴대폰 시계를 확인해 보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 2시 11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온몸에 돋아나는 소름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귀찮은 신경을 끄고 싶어서 서둘러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았지만, 시선은 자꾸만 방 한쪽의 차가운 벽면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새벽 2시 13분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음악 소리를 뚫고 그 불쾌한 소리가 다시 한번 방 안의 정적을 깨뜨렸습니다.

"드르륵…"

이번에는 절대로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소리는 제 침대 헤드가 맞닿아 있는 벽 안쪽 깊은 곳에서 분명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숨을 멈추고 고요히 침대에서 일어나, 자석에 이끌리듯 벽 가까이 다가가 귀를 바짝 가져다 댔습니다.

바로 그 순간, 기이하게도 그동안 그렇게 규칙적으로 들리던 긁는 소리가 일순간에 뚝 멈추었습니다. 마치 벽 너머의 존재가 제가 가까이 다가온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죠.

대신, 소름 끼치도록 가냘픈 한 사람의 작은 목소리가 벽의 틈새를 타고 새어 나왔습니다.

"…거기, 사람 있어?"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으며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처음에는 옆집에 사는 사람이 술에 잔뜩 취해 장난을 치는 건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벽을 타고 울리는 목소리는 너무나도 가까웠고, 축축했습니다. 방음이 안 되는 수준을 넘어, 정말로 콘크리트 벽 속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공포감에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숨만 몰아쉬었습니다. 그러자 제가 있는 것을 확신한 듯, 벽 안쪽에서 다시 한번 가똔픈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 좀 여기 서… 꺼내줘…"

순간 전신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진짜 사람이 갇힌 건가 싶은 마음에 확인해보고자 떨리는 손으로 벽을 가볍게 두드려 보았습니다.

툭. 툭.

그러자 거짓말처럼 벽 반대편에서도 정확히 똑같은 박자로 벽을 맞두드리는 소리가 돌아왔습니다.

툭. 툭.

분명히 벽 안쪽에 무언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 당장 관리실에 전화를 걸어 신고를 하려다가도, 혹시나 오래된 배관 소리를 착각해서 야간에 난동을 부리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할까 봐 휴대폰을 쥔 채 망설였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침대 밑, 벽지와 바닥재가 맞닿아 있는 아주 좁은 벽 아래쪽 틈새 사이로 정체 모를 무언가가 천천히 꿈틀거리며 밀려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워서 처음에는 검은색 전선이나 썩은 나무뿌리 같은 것이 건물의 균열을 타고 빠져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조명을 받아 실루엣이 드러나는 순간, 저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뒤로 넘어질 뻔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람의 손가락이었습니다.

시커멓게 썩어 들어간 진흙 빛의 손가락 세 개가 좁은 틈을 비집고 나와 방 바닥을 더듬고 있었습니다. 손톱은 오랜 시간 벽을 긁어댔는지 완전히 닳아 없어져 피와 흙으로 뒤범벅되어 있었습니다. 공포감에 뒤로 엉금엉금 도망치는 저를 향해, 손가락은 기괴하게 꺾이며 벽 밖으로 조금씩 더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벽 안쪽 깊은 곳에서 소름 끼치게 낮고 음산한 목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렸습니다.

"…너도… 내 소리가… 들렸구나…"

그 절망적인 순간, 제 손에 쥐어져 있던 휴대폰이 거칠게 진동하며 벨소리를 울렸습니다. 화면에 뜬 발신인은 다름 아닌 이 원룸 건물의 [관리인]이었습니다.

저는 떨리는 손으로 황급히 통화 버튼을 누르고 귀에 가져다 댔습니다.

"…여보세요? 살려주세요, 지금 벽 안에…"

"거기 302호 맞죠?"

제 말을 가로막은 관리인의 목소리는 이상할 정도로 차갑고 떨리고 있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잠시 동안 숨이 막힐 듯한 고요한 침묵이 흐르더니, 관리인이 목소리를 낮추어 나직하게 속삭였습니다.

"지금 전화기 들고… 당장 문 열고 그 방에서 나오세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 벽 속에서 사람 손가락이…"

제 다급한 외침 뒤로, 관리인의 한마디가 제 모든 사고 회로를 얼려버렸습니다.

"거기… 오래전부터 아무도 안 사는 완전히 폐쇄된 빈방이란 말입니다."

```